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유럽 32일 자유여행 후기 – 부부가 직접 다녀온 이야기

by 88한실버여행 2025. 6. 26.

파리 에펠탑 야경

주제소개

파리에서 시작해 바르셀로나, 암스테르담, 노르웨이, 프라하, 이탈리아까지.
숙소부터 식사, 교통, 일정까지 모든 걸 스스로 해결하면서 부딪히고 배운 시간이었습니다.
지금도 가장 또렷하게 떠오르는 건, 계획표보다도 그날의 하늘빛과 낯선 도시의 공기입니다.
유럽 자유여행을 계획 중이시라면, 이 글이 현실적인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1. 유럽 여행은 시기를 잘 잡는 게 반입니다.(5월~6월추천)

 

저희는 5월 말부터 7월 초까지 총 32일간 여행을 다녀 왔었습니다.
그중 5~6월은 날씨가 쾌적하고 해가 길어 하루를 더 길게 쓸 수 있었던 최고의 시기였습니다.
파리, 프라하, 바르셀로나에서는 밤 9시가 넘도록 해가 지지 않았고,
바르셀로나는 밤 10시까지도 푸른 하늘 아래 거리의 음악과 사람들로 활기가 넘쳤습니다.

가장 인상 깊었던 장면은 노르웨이 북부에서 경험한 백야 현상이었습니다.
밤 11시가 넘어도 붉은 노을빛이 사라지지 않아 창가에 앉아 하늘을 바라보던 그 시간은
지금도 마음속 깊이 남아 있는 장면 중 하나입니다.

하지만 7월 초 로마의 더위는 상상 이상이었습니다.
낮에는 35도 가까이 올라 그늘을 찾아다닐 정도였고, 관광지 한 곳을 둘러보는 데도 체력이 금세 소진됐습니다.
다시 간다면, 로마는 6월 중순 이전에 넣는 일정이 더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2. 항공권, 숙소, 식사는 유연하게 준비하세요

 

항공권은 아내가 예전 여행에서 모아둔 대한항공 마일리지를 사용해
인천→파리 / 로마→인천 다구간 여정을 예약했습니다.
고객센터에 전화해 좌석 상황을 확인하고 일정을 조율하며 수월하게 확정할 수 있었고,
여행 흐름도 파리에서 시작해 로마에서 마무리되는 자연스러운 코스로 정리됐습니다.

숙소는 Booking.com, 에어비앤비, 아고다를 상황에 따라 적절히 활용했습니다.
그중 Booking.com은 무료 취소 옵션이 많아 일정이 유동적인 경우 특히 유용했습니다.

바르셀로나와 이탈리아에서는 한인 민박을 이용했는데,
아침저녁으로 준비되는 된장국, 김치, 불고기 같은 한식 덕분에
장기 여행 중 속을 편하게 다스릴 수 있었습니다.

프라하에선 주방이 딸린 에어비앤비 아파트를 예약했고,
근처 한국식료품점에서 김치, 고추장, 삼겹살을 사 와
직접 김치찌개와 삼겹살을 해먹는 저녁을 보냈습니다.
하루의 피로가 싹 풀리는 느낌이었고, 잠시나마 집밥을 먹는 안정감도 느꼈습니다.

또 하나, 이탈리아에서 마신 에스프레소는 잊을 수 없는 순간이었습니다.
작은 골목 카페에서 마신 한 잔의 커피가
그날의 피로를 녹여줄 만큼 깊고 진한 향을 품고 있었습니다.
커피를 좋아하는 분이라면, 이탈리아의 에스프레소는 꼭 경험해 보시길 추천드립니다.

 

 

3. 교통과 물가 – 이동은 간편했고, 도시마다 색깔이 분명했습니다

도시 간 이동은 기차와 저가항공을 상황에 따라 섞어가며 이용했습니다.
셍겐조약에 가입된 유럽 대부분의 국가는
국경을 넘을 때 입국 심사 없이 국내선처럼 이동이 가능해
생각보다 훨씬 간단하게 여러 나라를 오갈 수 있었습니다.

도시 내 이동도 비교적 편리했습니다.
구글맵과 각 도시의 교통 앱만 있으면 충분했고,
교통카드를 활용하면 비용과 시간 모두 절약할 수 있었습니다.

  • 파리: Navigo Easy 카드 10회 충전 후 지하철 이용
  • 바르셀로나: 직관적인 지하철 노선 + T-10 카드로 비용 절약
  • 베니스: 수상버스 바포레토 1일권으로 섬 간 자유로운 이동
  • 로마: 공항버스로 넉넉하게 이동, 수화물 보관도 편리

유럽 주요 도시 물가 요약

도시/국가 물가 수준 특징
프랑스 파리 높음 (한국 대비 2배 이상) 미술관, 낭만적인 골목, 문화 밀도 높은 대도시
스페인 바르셀로나 비교적 합리적 가우디 건축, 거리 공연, 다양한 음식
암스테르담·노르웨이 매우 높음 (2.5~3배 수준) 운하, 자연 풍경, 북유럽 특유의 감성
체코 프라하 저렴함 고성, 야경, 가성비 뛰어난 숙소와 식사
이탈리아 전역 중간~높음 유적지, 골목 풍경, 커피 문화의 본고장

 

도시마다 물가 차이가 있었지만,
그곳에서만 느낄 수 있는 분위기와 밀도 덕분에
지불한 만큼의 가치를 충분히 체감할 수 있었습니다.

 

 

마무리하며 – 길 위에서 가장 또렷했던 순간들

 

계획표에 없던 거리 공연,
우연히 들어간 골목길의 작은 서점,
햇살 아래 에스프레소 한 잔 놓고 멍하니 앉았던 벤치 하나.
생각해보면 가장 오래 남는 건 계획대로 움직였던 시간보다
그날그날 마주한 작은 장면들이었습니다.

여행을 준비하면서 ‘괜찮을까?’ 싶은 걱정도 있었지만,
막상 부딪혀 보니 그런 변수들 덕분에 더 깊은 기억들이 쌓였던 것 같습니다.

완벽하게 준비하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때로는 남겨진 여백이 여행을 더 풍요롭게 만듭니다.

가볍게 시작한 여행이
훗날 문득 꺼내 웃을 수 있는 추억이 되기를 바라며,
이 긴 여정의 이야기를 여기서 마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