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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렌체 2일 여행기: 걷는 즐거움, 머무는 기억(이탈리아 피렌체 자유여행, 중세 도시 감성, 걷기 좋은 유럽 도시)

by 88한실버여행 2025. 7. 1.

이탈리아 피렌체(Firenze)의 대표적인 랜드마크인 산타 마리아 델 피오레 대성당(Duomo di Firenze)
이탈리아 피렌체(Firenze)의 대표적인 랜드마크인 *산타 마리아 델 피오레 대성당(Duomo di Firenze) 야경

 

르네상스의 숨결 속을 걷다

 

이탈리아 중북부, 피렌체. 처음 도착했을 때부터 낯선 듯 낯익은 분위기가 느껴졌습니다. 골목마다 시간이 머무는 듯한 풍경, 그리고 그 안을 걷는 여행자들의 발걸음까지 조용히 어우러져 있었습니다.

이번 여행은 바쁘게 움직이기보다, 그냥 걷고 머무는 데 집중했죠. 딱 이틀이었지만, 그 짧은 시간 안에 꽤 많은 걸 느낄 수 있었습니다.

 

 

1일차 – 두오모 성당, 거리, 그리고 걷는 리듬

 

숙소는 두오모 성당에서 도보로 5분 거리. 체크인을 마치고 가방을 두자마자 자연스럽게 거리로 나왔습니다. 피렌체는 도시 전체가 발길로 연결된 느낌이더군요.

  • 아침: 아직 상점들이 문을 열지 않은 조용한 골목, 문 앞을 쓸고 있는 사람들
  • 오후: 활기를 띠기 시작하는 광장과 거리 공연
  • 저녁: 석양이 건물 벽에 부딪혀 붉게 번지는 풍경

딱히 뭘 보겠다는 생각도 없었지만, 걸으면 걸을수록 마음이 차분해지는 도시였습니다. 굳이 목적지를 정하지 않아도 좋았습니다.

 

2일차 – 일상 속의 순간들

 

둘째 날은 유명한 관광지보다 발길 닿는 곳으로 향했습니다.

아침, 두오모 앞에서 커피 한 잔 들고 사람들을 바라보다가,
우피치 미술관은 예약 덕에 긴 줄 없이 입장했고, 그림 하나하나에 오래 머물 수 있었죠.

점심 무렵엔 카페도 아닌, 조용한 골목길 작은 서점 앞 벤치에 앉아 있었습니다. 잠깐 머물다 나올 생각이었는데, 생각보다 오래 있더군요.

오후에는 미켈란젤로 광장에서 석양을 보며 하루를 마무리했습니다. 붉게 물든 도시 전경은 정말 사진보다 기억이 더 선명하게 남는 순간이었습니다.

 

피렌체에서의 젤라또 이야기

 

여행 중 가장 자주 들른 건 아마도 젤라또 가게였을 겁니다.
두오모 근처에 있던 작은 가게였는데, 하루는 제가 주문했고 다음 날은 아내가 주문했는데요 — 같은 가격인데 아내가 받았던 컵이 눈에 띄게 더 크더라고요.
그 뒤로 젤라또 주문은 자연스럽게 아내 담당이 되었고, 덕분에 매번 웃으면서 가게에 들어갔습니다.
작은 일이지만, 그런 순간들이 기억을 더 따뜻하게 만듭니다.

 

아르노 강변 산책 – 여행의 마무리

늦은 저녁, 도시가 조용해질 무렵 아르노 강 쪽으로 걸었습니다.
물 위로 비치는 조명, 강물 소리, 그리고 그 안에서 여운을 남기는 사람들. 위험한 느낌 하나 없이 편안했고, 여행이 끝나간다는 아쉬움도 함께였죠.

 

여행 팁 – 피렌체 자유여행을 준비하는 분들께

 

  • 숙소는 중심가 근처가 편리합니다. 두오모 근처면 대부분의 명소가 도보로 가능합니다.
  • 미술관은 예약을 추천합니다. 우피치, 아카데미아 모두 사전 예약이 시간 절약에 좋습니다.
  • 도시 자체가 도보 중심입니다. 구석구석 걸어 다니는 게 가장 피렌체다운 방법입니다.
  • 맛집보다는 현지 감성이 중요합니다. 작은 카페나 빵집도 여행의 일부가 됩니다.
  • 일몰은 반드시 미켈란젤로 광장에서. 피렌체를 기억에 남길 최고의 순간입니다.

 

피렌체 아르노강에 내려앉은 노을, 고요한 강물에 비친 황금빛 저녁
피렌체 아르노강에 내려앉은 노을, 고요한 강물에 비친 황금빛 저녁

 

짧지만 오래 남는 여행

 

이번 피렌체 여행은 특별한 체험이나 이벤트 없이도 충분했습니다.
같은 길을 여러 번 걸었지만 그때마다 새로운 감정이 생겼고, 단순한 일정이었지만 기억엔 단단히 남았습니다.

아마 다음에 다시 오게 되어도, 똑같은 방식으로 여행할 것 같습니다.
빠르게 보지 않아도 되는 도시. 걸으며, 쉬며, 오래 기억되는 도시. 피렌체는 그런 곳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