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앙마이를 여행할 계획이 있으시다면, 꼭 한 번 들러보셔야 할 곳이 있습니다. 해발 1,000m가 넘는 산자락에 자리한 도이스탭 사원은 단순한 관광지를 넘어, 도시를 전혀 다른 시선으로 바라보게 해주는 특별한 공간이었습니다. 전망대에 올라 바라본 치앙마이의 풍경은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만큼 인상 깊었습니다.
사원 뒤편 전망대에서 마주한 치앙마이 시내의 모습은 탁 트인 시야와 고요한 숲, 경건한 분위기 속에서 잠시 일상에서 벗어날 수 있게 해주었습니다. 그 순간만큼은 그저 눈앞의 풍경에 마음을 온전히 맡기게 되었습니다.
천천히 도이스탭으로, 자연이 말을 거는 길
저희는 렌터카를 타고 도심을 빠져나와 도이스탭으로 향했습니다. 조금만 올라가도 공기가 달라졌고, 창문을 내리자 시원한 바람이 얼굴을 감싸주었습니다. 나무들 사이로 햇살이 스며들었고, 차 안은 어느새 조용해졌습니다.
말을 하지 않아도 괜찮은 순간이었습니다. 차창 밖으로 펼쳐지는 초록 풍경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차분해졌습니다.
사원 입구에 도착하니 300개가 넘는 계단이 이어져 있었고, 양옆으로는 나가(용) 조각상이 길게 늘어서 있었습니다. 천천히 걸어 올라가는 것도 좋았겠지만, 저희는 케이블카를 이용하기로 했습니다.
입장권과 함께 구매할 수 있었고, 왕복 요금은 약 50바트(한화 약 1,800원) 정도였습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케이블카 안에서 내려다보는 숲 풍경은 조용하고 여유로웠습니다.
황금 사리탑 앞에서, 말없이 고개가 숙여졌던 순간
사원에 들어서자 가장 먼저 눈에 띈 것은 황금빛 사리탑이었습니다. 햇살을 받아 반짝이는 그 모습은 눈을 떼기 어려울 만큼 인상적이었습니다. 주변은 고요했고,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말을 줄인 채 조용히 둘러보고 있었습니다.
탑 주변에는 불상과 종, 벽화들이 차분하게 배치되어 있었고, 화려하지 않으면서도 조화로운 분위기가 느껴졌습니다.
사원 내부는 조용함 그 자체였습니다. 모두가 자연스럽게 소리를 낮추고 발걸음을 조심하며 움직였고, 은은한 종소리가 들릴 때면 마음 한켠이 고요해지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특별한 의미를 찾지 않아도, 그 공간에 머무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위로가 되었습니다.
치앙마이를 내려다보며, 마음이 열리는 순간
전망대에 올랐을 때는 정말로 다른 세계에 들어선 듯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치앙마이 시내가 한눈에 펼쳐졌고, 멀리 이어진 산맥은 수묵화처럼 퍼져 있었습니다.
맑은 날씨 덕분에 시야가 훤히 트여 있었고, 해 질 무렵 붉게 물든 하늘 아래 도시가 천천히 어두워지는 모습은 그저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감동이었습니다.
사진을 찍는 이도 있었고, 말없이 앉아 풍경을 바라보는 이들도 많았습니다. 그 순간만큼은 말보다 더 깊은 감정이 공간을 채우고 있는 듯했습니다.
숲길을 걷다 보면, 마음이 한결 부드러워집니다
사원 주변은 도이 수텝 국립공원 안에 있어 산책을 즐기기에도 참 좋은 곳이었습니다. 목적 없이 걷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가벼워졌고, 나뭇잎 흔들리는 소리와 햇살이 만들어내는 조용한 리듬이 참 좋았습니다.
계절마다 풍경이 달라진다고 하니, 다시 찾는다면 또 다른 느낌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산책 후에는 근처 찻집에서 따뜻한 차 한 잔을 마셨고, 그 시간이 여행 중 가장 깊은 쉼이었습니다.
도이스탭은 불교적으로도 의미가 큰 장소라, 명절이나 행사일에는 신도와 승려들이 모여 의식을 치른다고 합니다. 저녁이 되면 사원 곳곳에 등불이 하나씩 켜져, 산사 전체를 은은하게 밝혀준다고 하네요. 언젠가 그 풍경도 꼭 한 번 보고 싶습니다.
그냥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했던 그곳
도이스탭에서의 시간은 조용하게 흐르면서도 강한 인상을 남겼습니다. 특별한 활동을 하지 않아도 그 자체로 깊은 울림을 주는 곳이었습니다.
치앙마이를 여행하신다면 이곳을 일정에 넣어보시길 추천드립니다.
도이스탭에서 머무는 조용한 시간, 한 번 경험해보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